진로를 선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이를 토대로 진로를 정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사실 거짓말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대부분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가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직업이 될 수 없다.
누구나 영화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지만, 정말 자신이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영화 감독이 되겠다거나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잘하는 것은 더더욱 찾기 힘들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딱히 잘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진로선택은 어렵다. 자신의 선택지 중에서 '비교적' 좋아하는 것과 '비교적' 잘하는 것을 적당히 조율하고, 그리고 그중에 실제로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진로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지만, 의외로 허망하게 고등학교에서 적당히 정해진다.
자신이 잘하는 과목 중에 적당히 골라서, 적당한 스토리를 만들어 적당한 과를 선택한다.
해당 과에선 적당히 몇 가지 선택지중에서 맘에 드는 것을 고른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정은 쉽게 후회로 이어진다.
'잘한다'는 착각은 흔히 '좋아한다'는 착각으로도 이어진다.
나는 내가 화학을 잘하고, 또 좋아한다 생각해 화학공학과로 진학했다.
나는 화학을 매우 싫어하고, 못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평생 업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절망적이다.
나는 다행히 전과를 통해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진로 선택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한 지 3년이 지나고, 컴퓨터공학 대학원생으로 지낸 지도 1년이 지난 지났다.
요즈음 어쩌면 나는 또다시 진로 선택의 기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